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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교육칼럼]졸업, 새로운 시작을 앞 둔 아이들에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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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승의 기도

도종환

날려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
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주십시오
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듯
저희가 아이들을 사랑하듯
아이들이 저희를 사랑하게 해주십시오
저희가 당신께 그러하듯
아이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
거짓없이 가르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
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
아이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주십시오
힘차게 나는 날개 짓을 가르치고
세상을 올곧게 보는 눈을 갖게 하고
이윽고 그들이 하늘 너머 날아가고 난 뒤
오래도록 비어 있는 풍경을 바라보다
그 풍경을 지우고 다시 채우는 일로
평생을 살고 싶습니다
아이들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
저희를 사랑하게 해주십시오
저희가 더더욱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

 이제 내일이면 1년 동안 가르친 아이들을 떠나보낸다. 날려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운다는 시인의 말처럼 세상을 향해 힘찬 날개 짓을 해야 할 아이들에게 선생님으로 큰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. 

졸업 영상을 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인터뷰한 내용 중 일부이다.

"나에게 졸업이란?"

"새로운 이야기입니다."

"인생에서 한 단계 Level Up 하는 것입니다."

"친구를 사귈 수 있는 새로운 삶입니다."

"성장할 수 있는 발판입니다."

아이들은 설레임과 기대를 안고 떠난다. 이 맘때가 되면 시원하면서도 맘 한 구석이 허전해진다. 시인의 말처럼 떠나보내기 위해 키우는 것인데 아쉽기도 하고 더 잘 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. 특히 졸업을 시킬 땐 이 마음이 더 큰 것 같다. 내일은 또 어떤 말로 아이들을 떠나보내야할까?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지 않고 1년간 수고했다고, 고마웠다고, 즐거웠다고 말하려 한다. 그리고 삶이 힘들고 지칠 때가 온다면 언제든 도움을 요청하라고 하고 싶다. 늘 멀리서 응원하겠다고 멋진 삶, 행복한 삶을 향해 달려가라고...

꼭 성공하는 삶이 아니라 실패를 거듭하면서 더 나은 실패를 향해 달려가는 삶을 통해 보람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이다. 선생님도 늘 이 자리에서 새로운 친구들에게도 최선을 다해서 가르치겠노라고 말이다. 

졸업 축하한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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